거울 속 낯선 나와의 대화
1.언제부터였을까, 거울 보기가 낯설어진 것이아침에 세수를 하려고 화장대 앞에 섰다가 깜짝 놀랐다. 거울 속에 누군가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인 줄 몰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인 줄 알면서도 '이게 정말 나야?'라는 의문이 든 것이다.언제부터였을까, 거울을 보는 것이 이렇게 낯설어진 것이. 20대, 30대, 심지어 40대까지도 거울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화장을 하고, 옷을 입어보고, 헤어스타일을 바꿔보며 거울과 끊임없이 대화했다. 거울 속의 나는 예측 가능했고, 통제 가능했다.하지만 50대가 된 지금, 거울 속의 나는 때때로 낯선 사람처럼 느껴진다. 눈가에 생긴 잔주름들, 입꼬리 주변의 깊어진 선들, 목에 생긴 가로줄들. 언제 이런 것들이 생겼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 갑자기..
2025.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