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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간의 공존, 중년이 느끼는 두려움과 가능성

by bombitai 2025. 10. 4.

Ai를 표현하는 그림

1. 두려움의 시작,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

요즘 뉴스를 켜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AI입니다. 챗GPT를 비롯해 다양한 인공지능 도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회사에서는 업무 효율을 위해 새로운 AI 툴을 도입했다며 교육 자료를 배포합니다. 젊은 직원들은 이미 익숙한 듯 몇 번 만져보더니 곧잘 활용합니다. 반면 저는 로그인부터 막히기 일쑤입니다.

얼마 전 일입니다. 집에서 저녁을 먹다가 아들이 스마트폰을 보며 웃더군요. "엄마, 이거 AI한테 물어봤더니 진짜 신기해. 내 에세이 주제까지 잡아줬어." 순간 저는 멈칫했습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는 도서관에서 며칠 밤을 새워가며 자료를 찾았는데, 이 녀석은 몇 초 만에 답을 얻는 겁니다. "엄마도 한번 써보세요. 그냥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돼요." 아들이 툭 던지는 말이 오히려 부담이 될 때도 있습니다. 프롬프트가 뭔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내가 이제는 더 이상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 이 질문이 마음속 두려움으로 자리 잡습니다. 마치 한때는 능숙하게 타던 자전거가, 오랜만에 올라타니 균형을 잃고 흔들리는 기분이랄까요.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예 다른 종류의 탈것을 타라고 하는 기분입니다.

2. 일자리에 대한 불안, 그리고 인간만의 가치

많은 기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앞으로 AI가 수많은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 기사 제목만 보아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중년에게 일자리는 단순한 '월급' 그 이상입니다. 가족의 생계, 노후의 준비, 그리고 지난 세월을 버텨온 자존심이 담겨 있지요. 20년 넘게 해온 일이 어느 날 갑자기 기계로 대체된다면, 그다음 내 삶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지난주 모임에서 만난 친구가 한숨을 쉬며 하소연했습니다. "우리 회사도 AI 번역기 도입하면서 번역팀 인원 줄인대. 나도 이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30년 가까이 번역 일을 해온 친구의 얼굴에는 깊은 걱정이 서려 있었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며 저도 덩달아 불안해졌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AI가 모든 걸 빼앗는 존재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규칙을 학습하고,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데 뛰어납니다. 그러나 사람의 감정, 공감, 맥락을 읽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만의 몫입니다.

상대방의 표정을 읽고, 목소리 톤을 파악하고, "지금 뭔가 고민이 있으시네요"라고 먼저 건네는 한마디, 환자의 눈빛을 보고 "오늘은 무척 피곤해 보이시네요"라고 말해줄 수 있는 것도, 옆자리 동료가 침묵할 때 "무슨 일 있어?"라고 물어볼 수 있는 것도 인간만의 영역입니다.

즉,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중년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입니다. 기술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기술이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강점을 발견하는 것이죠.

3. 가능성의 발견, 도구로서의 AI

두려움 속에서도 저는 가능성을 봅니다. 몇 달 전, 현재 수강하고 있는 수업의 리포터를 준비하면서 용기를 내어 챗GPT에 초안을 부탁해본 적이 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키워드를 입력하자, 순식간에 깔끔한 개요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그런데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니 뭔가 부족했습니다. 구체적인 예시가 너무 이질감이 있었고 나의 상황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AI가 만든 기본 틀에 제 의견을 덧붙였더니 훨씬 빠르고 탄탄한 리포터가 완성되었죠.

이 순간 깨달았습니다. AI는 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나를 보완하는 도구일 수 있다는 것을요. 마치 자동차가 생겼다고 해서 사람이 걷는 법을 잊어버린 게 아닌 것처럼, AI는 중년의 경험과 지혜를 더 빛나게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경험'이라는 무기를 AI에게 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요즘은 이메일 초안을 작성할 때도 AI의 도움을 받습니다. 기본적인 문구는 AI가 정리해주고, 저는 거기에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한 인사말이나, 지난번 대화를 언급하는 등 사람 냄새 나는 부분을 더합니다. 시간도 절약되고, 실수도 줄어들더군요.

4. 공존을 위한 태도, 그리고 우리의 역할

그렇다면 AI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에게 필요한 태도는 무엇일까요?

첫째, 배우려는 자세입니다. 낯설어도 먼저 눌러보고, 틀려보는 것. 제가 처음 AI 툴을 쓸 때는 질문조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라고 물었다가 엉뚱한 답을 받고 포기할 뻔했죠. 하지만 몇 번 시도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습니다. 구체적으로 물어야 제대로 된 답을 얻는다는 것, 애매한 질문에는 애매한 답이 돌아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둘째, 균형 잡힌 시각입니다. 맹목적인 거부도, 무조건적인 찬양도 피해야 합니다. AI가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작정 두려워만 하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적극 활용하되,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멈추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 세대 간 다리 놓기입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경험의 지혜를, 부모 세대에게는 기술의 편리함을 전하는 것. 요즘 저는 부모님께 음성인식 기능으로 문자 보내는 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처음엔 "그런 게 어디 있니"라며 신기해하시더니, 이제는 손주에게 메시지 보내실 때 편하게 쓰십니다. 반대로 회사 후배들에게는 고객과의 관계 맺기, 신뢰 쌓는 법 같은 것들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입니다. 카세트테이프를 돌려 듣던 손으로 이제는 스트리밍 앱을 조작합니다. 팩스로 문서를 주고받던 시절을 거쳐, 이메일과 메신저를 자유롭게 씁니다. 이런 경험은 변화를 받아들이되 사람의 온기를 놓치지 않는 지혜를 줍니다. 이것이야말로 중년만이 가진 가장 큰 강점입니다.

5.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AI 시대는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저는 이제, AI를 적으로만 여기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 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동료'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완벽하게 다룰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시도해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진 인간만의 가치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AI가 가져올 미래, 두렵습니까?
  • 아니면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시나요?
  • 혹시 AI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여러분의 솔직한 이야기를 댓글로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경험담이 또 다른 이에게는 큰 용기가 될 테니까요. 이 공간이 중년과 젊은 세대가 함께 AI 시대를 이야기하는 다리가 되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가 조금씩 성장해가는 배움의 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두려워도 괜찮습니다. 그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