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시절
20대의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정만 있으면, 노력만 하면 안 되는 일이 없을 거라고 믿었다. 그 때는 몰랐다. 세상에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은 모두 선하다고 생각했고, 진심으로 대하면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해줄 거라고 믿었다. 거절당하거나 외면당할 때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 시절 나에게 시간은 무한했다.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언제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주름 하나하나가 늘어가는 것도,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는 것도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겼다.
2. 30대, 현실을 마주하며 배운 것들
30대에 들어서면서 깨달았다.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아무리 원해도 이룰 수 없는 꿈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과 상황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를 거절한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시기에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관계'의 소중함이었다. 성공보다는 함께할 사람이, 돈보다는 마음을 나눌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나 혼자만의 인생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도 이 시기에 처음 실감했다. 부모님이 늙어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3. 40대, 받아들이는 것의 힘
40대가 되자 많은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을, 이루지 못한 꿈들을, 그리고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들을.
이 시기에 가장 큰 깨달음은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이었다. 남들과 비교하며 괴로워하는 대신,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못해도 괜찮다는 것, 내 남편이 완벽하지 않아도 고마운 존재라는 것.
용서하는 법도 배웠다. 나를 실망시켰던 사람들을, 그리고 무엇보다 완벽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모든 사람이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는 것을, 실수와 후회도 인생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40대 중반을 지나면서는 '놓아주는 것'의 지혜를 깨달았다. 자식이 독립해나가는 것을, 친구들과의 관계가 변화하는 것을,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4. 50대, 지금 이 순간
이제 50대 중반에 서서 돌아보니, 각 시기마다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20대의 순수한 열정도, 30대의 뼈아픈 깨달음도, 40대의 성숙한 수용도 모두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과정이었다.
요즘은 생각한다. 인생은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바꿔가는 과정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성공할까?'에서 '어떻게 하면 의미 있을까?'로, '어떻게 하면 더 가질까?'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눌까?'로.
지금 20대, 30대인 당신들에게 말하고 싶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지금 당신이 모르는 것들, 깨닫지 못한 것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들도 모두 당신 인생의 소중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라고. 나중에 돌아보면 지금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고 말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