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갑자기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 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작은 또래 갈등이 반복되거나 방치되며 악화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글에서는 부모와 교사가 알아두면 좋은 학교폭력 이전의 조짐, 갈등 상황에서의 아이 반응, 감정 표현 및 대화 유도를 통해 건강한 친구 관계로 회복시키는 구체적인 대응법을 소개합니다.
1.작은 갈등, 조기에 알아차리는 법
초등학생 사이의 다툼이나 언쟁은 흔하지만, 반복되거나 특정 아이와의 갈등이 심해지는 경우 조기 대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싫어’, ‘하지 마’ 같은 표현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침묵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시점이 바로 ‘학교폭력 전단계’입니다. 부모나 교사는 평소 아이의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 특정 친구 이름이 자주 언급되며 불편함을 표현한다
- 학교 이야기 자체를 회피하거나 짧게 끝낸다
- 혼자 있으려 하거나, 등교를 꺼려한다
- 자주 짜증을 내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아이가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한 SNS 대화나 메시지를 몰래 확인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친구랑 재미있던 일 있었어?”보다는 “오늘 기분은 어땠어?”처럼 감정 중심의 질문이 효과적입니다. 갈등은 처음엔 아주 작은 언쟁이나 농담에서 시작되므로, 아이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민감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감정 표현을 돕는 부모의 역할
갈등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 표현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억눌린 감정은 부정적 사고와 외부 행동(폭력, 거절, 회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분이 나빴구나”라고 먼저 감정을 짚어주거나, “그럴 땐 속상할 수 있어”처럼 감정 인정 발화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감정카드나 감정저널(감정 일기)을 활용해 하루의 감정을 기록하게 하면, 아이 스스로 감정 인식을 학습하게 됩니다. 특히 또래와의 갈등은 대부분 ‘서운함’, ‘억울함’, ‘무시당함’ 등 복합적인 감정에서 발생하므로, 단순히 ‘화났다’고만 묻지 말고 그 감정을 더 구체적으로 풀어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 부모가 직접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엄마도 친구랑 오해가 생겼을 땐 이렇게 생각했어” 같은 말은 아이에게 공감과 모범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갈등 상황에서 “네가 잘못한 거야”보다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라는 접근이 아이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시작점입니다. 감정은 무조건적인 해결보다 이해받는 경험을 통해 정리됩니다.
3.건강한 또래 관계로 회복시키는 방법
갈등은 반드시 회복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사람에 대한 신뢰 자체를 잃을 수 있으며, 이후 관계 맺기에 소극적이게 됩니다. 첫 단계는 아이와 함께 관계 맥락을 재구성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 친구는 항상 너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등 상황을 여러 관점에서 보게 하면, 아이는 감정에서 조금 벗어나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게 됩니다. 두 번째는 관계를 다시 맺는 연습입니다. 갈등 상대와 바로 화해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상황에서 적절한 말하기, 듣기, 표현하기를 연습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역할극(롤플레이)은 매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부모나 교사가 친구 역할을 하면서 아이가 직접 말해보는 방식으로, 아이는 감정을 어떻게 전달하고 조절해야 하는지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피드백과 칭찬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네가 먼저 인사했더라, 용기 냈구나”처럼 작은 실천에도 인정해주면, 아이는 자신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에게 ‘실수해도 괜찮다’, ‘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경험을 주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습니다. 오늘의 작은 오해와 감정의 골이 쌓여 폭력이 되기 전에,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회복 훈련’을 꾸준히 시도해 보세요.
결론
학교폭력은 작은 갈등이 방치되며 심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 관찰, 감정 표현 유도, 관계 회복 연습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건강한 또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오늘 저녁, 아이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오늘 기분은 어땠어?” 이 한 문장이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