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에서 형제·자매를 키우는 부모는 시간과 에너지가 늘 부족합니다. 부모의 부재 시간 동안 형제 간 갈등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고, 경쟁 구도 역시 더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규칙 설정과 감정 조율, 역할 분담을 통해 형제 관계를 ‘갈등 구조’가 아닌 ‘협력 구조’로 바꿔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형제 간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실천적인 육아 팁을 시간관리, 갈등 예방, 협력 유도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소개합니다.
1.시간관리: 형제 간 균형 잡힌 관심 배분
맞벌이 부모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입니다. 특히 형제가 있는 경우, 부모의 관심이 누구에게 더 쏠리는지를 아이들은 매우 예민하게 감지합니다. 이로 인해 “엄마는 언니만 좋아해”, “아빠는 동생만 챙겨”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곤 합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시간의 양’보다 ‘질’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10분이라도 한 아이와 1:1로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해보세요. 각각의 아이가 ‘개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짧은 집중 시간이 형제 간 비교심리를 완화하고, 부모에 대한 신뢰를 높여줍니다. 또한 주말이나 휴일에는 형제와 함께 보내는 가족 활동과 개별 시간을 적절히 배분해야 합니다. 놀이 시간, 공부 시간, 심부름 시간 등을 형제끼리도 계획표로 나누어 함께 설정하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됩니다. 일상 속에서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예측 가능한 루틴’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식사 후 각 아이와 돌아가며 책을 읽거나 짧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정해두면, 형제 간 경쟁 없이 ‘내 차례’를 기다릴 수 있는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2.갈등 최소화: 공정한 규칙과 감정 중재
형제 간 갈등은 자연스럽고 성장 과정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갈등이 반복적으로 격해지거나 한 아이가 늘 희생자로 남는다면, 관계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는 부모가 갈등의 전 과정을 목격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공정한 규칙’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 간식, TV 시청 시간 등 자주 다투는 항목에 대해 사전 합의된 규칙표를 만들어보세요. "TV는 하루 30분씩 번갈아 보기", "간식은 시간대별로 동일하게 제공하기" 등 형평성을 기준으로 한 규칙은 부모의 개입 없이도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조율하게 도와줍니다. 또한 감정 중재는 ‘누가 옳은가’를 판단하는 것보다 각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왜 그렇게 했어?”보다는 “속상했겠다”, “그런 말 들으니 기분이 어땠어?”라고 물어보며 감정을 언어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는 갈등을 단순한 싸움이 아닌 소통의 기회로 전환시켜줍니다. 형제끼리 해결하지 못하는 갈등은 부모가 중재하되,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보다는 상황을 공정하게 재구성하고 각자 책임을 공유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그럼 너희 둘 다 한 번씩 사과하고, 다음부터는 어떻게 하기로 약속할까?”와 같이 해결 중심의 접근이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이끌어냅니다.
3.협력 유도: 경쟁 대신 공동의 목표 설정하기
형제 관계에서 협력을 이끌어내려면 ‘함께할 수 있는 활동’과 ‘공동의 책임’을 적절히 부여해야 합니다. 협력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는 관계의 방식입니다. 우선 형제 간 공동 미션을 설정해보세요. 예를 들어 “이번 주말엔 둘이 힘을 합쳐서 거실 정리 미션!” 같은 활동은 책임감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협업의 경험을 쌓게 해줍니다. 성공했을 때 함께 칭찬을 받거나 소소한 보상을 제공하면 협력에 대한 긍정적 기억이 생깁니다. 또한 역할 분담은 나이, 성격, 능력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합니다. 큰아이가 동생을 돕는 구조가 반복되면 불만이 쌓일 수 있으므로, 반대로 동생이 형·언니를 도울 수 있는 상황도 연출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역할이 균형을 이루는 구조에서 협력은 자라납니다. 경쟁을 줄이기 위한 환경 설정도 중요합니다. 시험 성적, 운동 실력, 외모 등 비교 대상이 되는 주제는 집안에서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함께 잘한 것’에 집중하는 피드백을 주세요. “둘이 사이좋게 놀아서 엄마가 기분 좋았어” 같은 말은 단순한 칭찬 이상의 효과를 냅니다. 부모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강력한 모델링이 됩니다. 부부가 가사나 감정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는지를 아이가 관찰하며 배우기 때문에, 부모 간 협력은 형제 간 협력의 기초가 됩니다.
결론
맞벌이 가정에서 형제 관계를 잘 이끌기 위해서는 시간은 적더라도 ‘질 높은 정서적 연결’이 필요합니다. 균형 있는 관심 배분, 공정한 규칙 설정, 협력 중심의 활동 설계는 형제 간 관계를 갈등에서 협력으로 전환시키는 열쇠가 됩니다. 오늘부터 하루 10분, 각 아이에게 눈 맞춤 시간을 주고, 함께할 수 있는 작은 미션을 실천해보세요. 형제는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습니다.